내 생애 최고의 콘서트
때는 1997년 12월 31일.....
대망의 98년을 목전에 두고 보신각 종소리 듣겠다고 벌떼처럼 종로로 모여들던 사람들..... 잠실벌에도 한떼의 사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으니 그 날은 역사적으로 넥스트의 마지막 공연이 있던 날이다.
연이은 망년회의 음주가무와 신세한탄으로 지쳐있던 나는 종무식을 마치고 친구들과의 약속시간까지 사무실에서 죽치고 있었다.
"따르르릉" 전화벨이 울려 받으니 모팀의 모선배..... 평소 애정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었으나 워낙 여자를 멀리 하는(자의가 아닌 타의로....) 사람인지라 애만 태우고 있었는데 웬일??? 가까운 찻집에서 만나자는 것이었다.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일상의 대화가 오고가고 거의 대화의 소재가 바닥날쯤, 선배의 한마디.....
"괜찮은 남자친구 없으면 나랑 사귀어 볼래?"
"(허걱!!! 오 마이 갓!!!-독백)"
가슴은 이미 요동치고 있었으나 "나, 남자친구 있는데....."
그래도 이 선배 별볼일 없는 사람이면 자기를 잘 봐달라고 말한다.
"(그래?? 그러지머!! 하하하-독백)"
잠실까지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거의 붕붕~~수준으로 뛰어가지 않았을까? 친구들은 벌써 자리를 잡고 길거리표 우동을 이른 저녁으로 떼우고 있었다.
나는 뜨거운 우동을 훌훌 잘도 넘기며 친구들에게 소리쳤다.
"야! 그 선배가 나 좋아한단다!!!"
아~ 그 날은 이미 광란의 도가니탕이 예정돼 있던 것이다.
빨간의상의 화려한 넥스트의 마지막 콘서트와 새로운 희망의 스물여덟을 시작하던 그 날..... 서로의 발등을 찍은건지 어쩐건지....함께 한이불 덮게 된 그 선배......
또 그를 똑 닮은 나의 두 딸들.....

오빠! 신해철이 다시 7년만에 넥스트 결성했는데 이번에 가족동반으로 갈까나??~

아! 미쳐~~ 윤도현에 첫번째 노래손님으로 나오고 있다.....
까만 선글라스, 짧게 자른 머리, 화려한 프린트의 쫄티, 가죽에 징박은 팔찌(이거-나도 갖고 싶은 아이템), 허리에 길게 늘어진 금줄, 손가락 없는 장갑.....죽인다~~

기타 데빈, 베이스 쌩, 드럼 쭈니, 키보드 김동혁 물갈이 심하게 됐네.....
by 주영소영모 | 2004/07/02 23:58 | 멋진 남자, 좋은 음악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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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ung at 2004/07/03 07:49
앙~~~~~ 그렇게 해서 만나셨군요. 평소 여자라곤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던 형이 어떻게 결혼까지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늘 가슴 저 구석을 자리잡고 있었는데, 인제 없어졌어요. 감사합니다, 꾸뻑. 근대, 좋아하신다는 신해철과 동선형과의 공통점은 약간 비슷한 이마 뿐이 없고, 나머진 다 상극인거 같은데......
Commented by Sung at 2004/07/03 07:50
아참, 글로, 아래 두번째 음악선물 망가졌어요. 안나와요.
Commented by 주영소영모 at 2004/07/05 16:06
맞아여....사랑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오는가 봐요.ㅋㅋ
Commented by 헬헬 at 2004/07/06 15:35
성호야... 네가 외국물 좀 먹었다고 아주 막나가는구나... 흠..후환이 두렵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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